하나금융 유시완 CIO "그룹 IT조직, SSC와 같은 통폐합 없다"

2017.07.06 16:39:46 / 관리자 134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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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유시완 전무 (하나금융지주사 CIO 겸 KEB하나은행 CIO) 

- "청라 센터는 하나금융의 글로벌 전진 기지가 될 것"
- "KEB하나은행 차세대시스템 추진은 고민해 볼 필요"

[디지털데일리 박기록기자] “저기가 청라역이고, 그리고 이쪽 보이죠? 펜스 쳐진 부분이 연수원 부지, 저기 공터에 임시 주차장은 상업용지입니다. 저쪽은 헤드쿼터(본부)가 들어올 자리고요.”  

하나금융그룹의 인천 청라 ‘통합데이터센터’ (이하 청라 센터)주변 상황을 16층 자신의 집무실 창가에서 친절하게 설명해주는 유시완 전무(사진)의 표정은 무척 밝았다. 그룹의 위상에 걸맞는 위풍당당한 새 공간을 마련한 즐거움이 그대로 느껴졌다. 

실제로 KEB하나은행은 과거 외환은행과 합병하기 훨씬 이전부터 어찌된 영문인지 전산센터는 항상 협소했다. 

따라서 규모가 큰 IT프로젝트를 하려면 개발 인력이 이곳 저곳 분산되기 일쑤였고, 그로 인한 커뮤니케이션의 어려움과 불편은 이만 저만이 아니었다. 

유 전무가 ”IT인력을 한 곳으로 모아 놓은 것만으로도 IT비용이 많이 절감된다”고 강조한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청라 신도시 아파트촌이 저멀리 보이지만 주변은 아직 허허벌판이다. 눈앞에 서해 바다, 인천공항으로 가는 영종대교가 보인다. 

바깥 풍경이 주는 영감때문일까. “청라 센터는 앞으로 하나금융의 글로벌 전진기지의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는 유 전무의 말이 묵직하게 다가온다. 

공항철도 청라역이 바로 청라 센터옆에 위치하고 있지만 주변의 대중 교통편이 아직은 원활하지 않다. 출퇴근 문제가 직원들의 애로점이다. 그래도 처음에 비하면 지금은 많이 개선됐다. 

유 전무가 직접 셔틀 버스를 타보고 직원들이 서울, 분당 등 기존 사무실에서 청라 센터까지 오는 시간을 쟀다. 또 공항철도의 출퇴근 시간 혼잡도를 꼼꼼하게 체크해 셔틀 버스를 더 늘리고, 러시아워를 피하도록 동선을 조정했다. 처음엔 평균 2시간 반 정도 걸렸던 출퇴근 시간이 이제는 1시간~1시간20분 정도로 줄었다고 한다. 

현재 청라 센터에는 하나금융 소속 계열사 IT직원들과 하나금융티아이(옛 하나아이앤에스) 등 1500명이 상주하고 있다.   

유 전무는 “퇴근시간을 정확하게 지키기위해 쓸데없이 야근하는 문화를 없애고 업무집중제를 강화하고 있다. 또한 직원들이 퇴근한 후에는 원활한 업무지원을 위해 인공지능(AI) 기반으로 헬프데스크 기능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하나금융지주 CIO와 KEB하나은행 CIO를 겸직하고 있는 유 전무는 지난 27일  본지와 인터뷰를 갖고, 이번 하나금융 통합데이터센터의 가동에 담긴 의미, 그룹의 IT조직 운영전략, KEB하나은행의 차세대시스템 추진 일정 등에 대한 견해를 밝혔다. 하나금융그룹과 관련한 IT 현안을 항목별로 정리했다. <편집자>   

◆하나금융그룹 IT조직 통합 가능성은?… “그럴 계획 없다” = 하나금융 통합데이터센터의 완공 시점에 맞춰 금융권의 또 다른 관심사는 하나금융그룹의 IT조직 통합 가능성에 모아졌었다. 

이를테면 450여명의 KEB하나은행의 IT조직을 떼내 하나금융그룹 IT계열사인 하나아이앤에스(현 하나금융티아이)소속으로 전환시키고, 그룹 통합 IT 조직으로 재구성하는 이른바 SSC(Shared Service Center) 방식으로의 전환 시나리오다. 

이같은 배경에는 실제로 하나금융측이 7~8년전에 SSC를 시도한 바 있으며, 아울러 하나금융티아이가 SSC의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실력을 갖췄다고 평가받아왔기 때문이다. 이미 하나금융 소속 계열사들과 하나금융티아이의 IT인력 교류도 활발하다. 또한 KEB하나은행을 제외한 증권, 생명 등 계열사의 IT직원들이 소속을 전환해 토털 IT아웃소싱을 제공하고 있다.  

그러나 유 전무는 “SSC와 같은 인위적인 방식으로 그룹의 IT조직을 통합할 계획은 없다”며 “이는 최고 경영진의 의중이기도 하다”고 분명히 선을 그었다. 이어 “SSC 방식이 장점도 있지만 단점도 있다. 무리하게 통합하는 것 보다는 유연하게 그룹 전체의 IT 시너지를 극대화 할 수 있는 '원(One) IT' 전략을 중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SSC 방식은 아니지만 그룹의 IT 조직과 자원을 한 팀처럼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을 찾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올해 초 금융위원회가 '지주사 경쟁력 강화방안'을 통해 그룹 계열사간 DB공유 허용과 함께 지주사의 IT, 홍보 등 후선업무는 전담 자회사를 통해 통합 운영할 수 있도록 관련 규정을 마련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어, SSC로의 전환에는 사실상 아무런 걸림돌이 없는 것으로 금융권은 판단하고 있다. 

그러나 이에 대해 유 전무는 “꼭 SSC 방식이 아니어도 하나금융그룹 전체의 IT역량을 높이고 계열사간 시너지를 높일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그룹 차원의 IT 현안 대응을 위해 계열사 IT조직을 기능 중심의 한시적인 ‘버츄얼(Virtual) 조직’으로 운영하는 방식 등을 올해 연말까지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청라 센터는 하나금융의 글로벌 전진기지”
= 유 전무는 “해외에 나가있는 IT 직원들을 대상으로 1년에 한 두번 이곳에서 IT컨퍼런스를 가질 계획”이라며 “디지털뱅킹 시대를 리드하기위해 직원들간 글로벌 IT전략을 공유하고, 교류도 활발하게 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실제로 KEB하나은행은 글로벌 금융시장을 겨냥한 IT 인프라 혁신에 적지않은 공을 들이고 있다. 관련하여 가장 눈여볼 것이, 지난해 6월부터 KEB하나은행이 해외 지점을 대상으로 설치하고 있는 새로운 국외전산시스템이다. 국외전산시스템은 은행의 글로벌 금융서비스 경쟁력을 결정하는 핵심 IT자원이다. 

'글로비스'로 명명된 이 시스템은 지난 2010년, 당시 인도네시아 하나은행 법인에서 사용하던 국외전산시스템을 모태로 1차로 개발하고, 이후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의 통합이후 추가로 업그레이드를 거쳐 완성했다. KEB하나은행, 하나금융티아이 등 하나금융그룹의 자체 IT역량이 집결된 시스템이다. 최초 개발할 당시 인도네시아 현지에 직원을 파견하지 않고 개발요건을 받아 원격으로 국내에서 개발을 진행했다. 

유 전무는 “지금까지 홍콩, 싱가로프, 도쿄, 오사카, 뉴욕 지점에 대한 '글로비스' 적용을 마쳤으며, 7월에는 호치민 지점을 새 버전으로 전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현재 KEB하나은행의 해외지점은 24개국 120여개에 달하는데, 내년 하반기까지 이전 작업을 모두 마칠 계획이다. 지점이 아닌 현지 법인으로 운영되는 인도네시아, 캐나다, 중국 3개 지역은 고려해야 할 사항이 많이 일단 지점 이행이 완료된 후에 따로 일정을 잡아서 진행할 방침이다. 

과거 국외전산시스템은 주로 외환업무와 같은 기업뱅킹에 특화됐었지만 '글로비스'는 해외 현지의 개인 고객까지도 겨냥한 리테일뱅킹과 모바일뱅킹 환경을 지원한다.  하나금융측은 그룹의 IT인력과 자원이 총집결된 청라 센터에서 고품질의 글로벌 금융서비스를 원격 지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클라우드 관심 높지만 현실적인 어려움 있다” = 현재 국내 금융권에서는 클라우드가 화두다. 다만 클라우드가 IT인프라의 혁신적인 운영방식으로 평가받지만 아직은 국내에선 다루기 힘든 주제다.

이와 관련 유 전무는 “예전에는 우리가 필요로한 기술은 대부분 나중에 출시됐는데, 요즘은 먼저 기술이 나와 있다. 클라우드가 그것이다. 어떻게 우리 비즈니스에 접목을 시킬 수 있을까를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유 전무는 “클라우드 서비스를 위해서는 추가로 기존 시스템을 오픈 아키텍처로 바뀌어야하는데, 우선 이 부분에 대한 깊이있는 검토가 필요하다”고 유보적인 입장을 취했다. 또한 “규제 측면에서 보면 퍼블릭 클라우드는 개인정보보호법 등으로 여전의 규제 리스크가 존재하고,  반대로 프라이빗 클라우드는 규제 리스크는 낮지만 비용절감 효과에 대한 의문이 완전히 해소되지는 않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인공지능, 블록체인 등 신기술 어떻게 대응?… “기능 중심으로 그룹 IT 조직 운영”= 현재 하나금융은 클라우드,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블록체인, 오픈 API  5개를 신기술 핵심 과제로 설정해 놓고 그룹 차원의 적극적인 대응에 나서고 있다.

유 전무는 “사실 지난 2, 3년간 은행 전산통합 등 현안이 많았기 때문에 신기술분야에 신경을 많이 쓰지 못했는데, 이제 센터 이전까지 완료했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IT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실제로도 하나금융내 거의 모든 부서에서 이같은 5대 신기술에 기반한 비즈니스 개발 요구는 갈수록 커지고 있다.  

유 전무는 “적극적인 대응을 위해 그룹내에 산재한 IT역량을 집결해 버추얼 조직으로 만들고, 어떤 결과물을 낼 것인가를 고민하고 있다”며 “올 연말까지 그것을 체계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유 전무는 이같은 유연한 IT조직 운용방식은 과거 하나금융지주가 도입한 BU(Business Unit)방식을 차용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결국 하나금융측은 그룹 차원의 IT역량 집결은 ‘기능’ 중심의 BU 방식을 선택하는 것이 SSC 방식보다는 유리하다고 판단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한편 하나금융은 5대 핵심 신기술에 대한 관심과 투자는 꾸준하게 진행할 계획이다. 이와관련 유 전무는 “인공지능의 경우, 아직 금융쪽에 정확한 답을 주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시간이 좀 더 걸릴 것으로 본다. 하지만 점차 오탐율을 줄여가면서 위력을 발휘하게 될 것으로 보기 때문에 철저하게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KEB하나은행의 차세대시스템 프로젝트 추진하나?… “고민할 때가 왔다” = KEB하나은행은 지난 2009년 차세대시스템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내년이면 가동기간이 10년째로 접어든다. 물론 지난 2015년 외환은행과 하나은행의 전산통합이 있었고, 이 과정에서 시스템을 정비, 보강했고 용량도 추가로 많이 확보했기 때문에 당장 시스템의 노후화나 용량 부족을 걱정할 단계는 아니다. 

그러나 유 전무는 “최근 새로운 기술들이 한꺼번에 쏟아지고 있고, 디지털뱅킹을 포함한 시장환경의 변화가 커지면서 시스템 아키텍처를 바꾸고 싶다는 생각도 든다”고 말했다. KEB하나은행의 경우 차세대시스템 추진 문제는 지난해까지만해도 다소 느긋한 입장이었지만 이제는 자연스럽게 ‘현안’이 되는 듯한 모습이다. 

다만 유 전무는 “시스템의 물리적인 노후화만으로는 차세대시스템 추진의 요건이 되지 않는다는 기존의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며 “기존 시스템이 비즈니스의 변화 속도를 과연 제대로 따라 갈 수 있느냐의 여부로 차세대시스템 추진 여부를 판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기록 기자>rock@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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