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상밖 선전 '위비톡' ...주목받는 우리은행의 채널혁신 전략

2017.09.26 09:53:12 / 관리자 134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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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은행은 지난해 1월 금융권 최초로 모바일 메신저인 ‘위비톡’을 출시했다. 출시한지 2년째로 접어든 현재 내년 1월을 목표로 우리은행은 '위비톡 3.0' 개발에 돌입했다.  

당초 우리은행의 위비톡 출시에 대해 업계에선 플랫폼을 가지지 못한 은행의 ‘고육지책’ 정도로 풀이했다. 우리은행 이광구 행장의 생각은 어떻했을지 몰라도 시장에선 '위비톡'의 성공 가능성을 높게 점쳐지 않았다. 

은행 마인드로 메신저 플랫폼을 만지는 것 자체가 무리한 도전이라는 비관적 시각이 우세했다. 우리은행이 단순히 '카카오톡' 등 메신저 기반의 ICT업체가 금융 시장에서 위력을 발휘하는 것을 보고 너무 쉽게 따라하는 것 아니냐는 냉소적 기류가 흘렀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우리은행의 행보는 옳았다. 무엇보다 인공지능(AI), 챗봇이 각광받으면서위비톡과 같은 메신저 플랫폼의 중요성이 급상승했다.

이는 다시 우리은행의 위비톡 전략에도 변화를 주는 선순환 과정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단순히 시장을 따라가기 위한 행보가 아니라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기 위한 토대가 되고 있다는 긍정적인 평가도 나온다. 위비톡 이후 추가로 선보인 ‘위비마켓’ 등도 나름 안정적인 기반을 닦아가고 있다.

실제로 최근의 전자상거래와 금융서비스 채널은 ‘웹’과 ‘앱’에서 ‘톡’ 서비스로 대표되는 메신저로 급격하게 이동하고 있다. 메신저 창 안에서 상품 검색과 주문이 가능해지고 불만 접수 등 고객 응대까지 가능한 채널로 부상하고 있다. 

미래에셋대우 정용재 애널리스트는 ‘글로벌 인터넷 : 메신저의 가치 부각’ 리포트를 통해 “모바일의 신규 플랫폼으로서 메신저의 가치가 부각될 것으로 예상된다. 메신저의 생태계 (소비자, 광고주) 확보가 지속됨에 따라 결국 기존 주요 모바일 서비스인 검색과 SNS에 위협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라고 밝히기도 했다. 

이런 관점에서 일찌감치 톡 서비스를 통해 운영 경험과 서비스 제공 능력을 키워온 우리은행은 타 시중은행에 비해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고 있다는 평가다. 우리은행은 외주업체에 맡겨왔던 위비톡 서비스를 자체적으로 운영하는 것으로 방향을 선회했다. 직접 운영을 통해 고객의 요구와 편의성 개선 속도를 높이는 한편 메신저 서비스에 대한 자체적인 역량을 키워간 것.

은행권의 한 관계자는 “(위비톡 개발로)대화를 통해 금융상품을 팔 수 있는 인프라를 만든 셈이 됐다”며 “향후 인공지능 챗봇 상용 서비스가 완성되면 다른 은행에 비해 쉽게 메신저 채널에 태울 수 있는 경쟁력을 가지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위비마켓의 성장세도 주목할 만 하다. 우리은행의 위비마켓은 중국 은행들의 오픈마켓 전략을 벤치마킹 한 것으로 알려진다. 중국 공상은행의 경우 알리바바 등 ICT기반 기업의 인터넷 은행 진출 등 금융시장 공략이 본격화되자 역으로 오픈마켓 서비스를 론칭하며 각을 세웠다. 

공상은행의 오픈마켓인 ‘롱e거우’의 거래규모는 지난해 상반기에만 2000억위안(약 35조8700억원)으로 중국시장 내 3위를 차지하고 있다. 은행이 ICT기업의 텃밭인 오픈마켓 시장에 진출하면서 성공을 거둔 요인은 입점 수수료를 없애고 대신 대출 등 금융상품으로 수익을 대체하면서다. 

마찬가지로 우리은행의 위비마켓 역시 입점 업체들을 대상으로 구매자 금융 등 대출 서비스에 보다 신경을 쓰는 모양새다. 위비마켓에는 현재 우수 중소기업 500여개를 포함 1800여개 업체가 입점 돼 있어 규모의 경제도 일궈나가고 있다는 관측이다. 

한 은행권 스마트 금융 관계자는 “은행이 (마켓시장 진출)하면 안될 것이라 했지만 ‘롱e거우’의 예를 봐도 은행이 가진 기업금융과 금융서비스 노하우는 어디든 적용이 가능한 것을 증명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최근 금융권에 불고 있는 디지털 혁신과 플랫폼 비즈니스는 누가 먼저 한 발 앞서가느냐가 중요한 상황이 됐다. 선제적으로 치고 나가는 금융사에게 보다 많은 기회가 올 것이라는 점에서 우리은행의 '위비' 전략은 의도하던 의도치 않았던 새로운 기회를 맞고 있다는 것이 시장의 관측이다. 

<이상일 기자>2401@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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